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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불명님의 정체불명한 정체불명들의 쉼터

익명으로 하고픈 말, 적어두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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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불명님의 정체불명한 정체불명들의 쉼터

옛날, 당신과의 대화에서 조금 더 깊은 관계를 탐하길 원했던 적이 있어요. 당신은 그랬던 제게 그저 한 순간의 장난을 즐길 따름이라며 멀리하기 시작했었죠. 요즈음은, 장난은 즐기지 않으실까요.

장난이라면 지금도 즐기고 있어. 이 적적한 나날에 그 장난이라도 없으면 어찌 버틸 수 있겠니.
네 깊어지는 관계 라는게- 서로 소중히 여기고 같이 있고픈 마음이라면 괜찮을지도 모르겠지.
다만, 사랑이라는 감정은 누구에게도 가지지 않기로 다짐해두어서. 페어나 연인은 없을 예정.
그렇기에 한 순간의 즐거움 이라고 한거야.
그 한 순간 이란게- 길어질지도 모르잖니? 응.
그럼에도- 내게 깊어진 관계를 바란다면, 소중한 인연이 될테지. 분명.

죽었니? 살았니?

살아있어. 한동안 몸이 좋지 않아서, 늘어져 있었네.
… 겨울이 가까워져서 그런거려나~. 미안-.

한동안 소식이 없으셔서 너무 걱정 되네요.

다시금 돌아왔으니 너무 걱정마렴.
부르면 늦더라도 대답할테니까.

요즘엔 한가하신가요?

그다지 한가하지는 않아.
그래도 시간이 나면 얼굴을 보러 들리곤 하니까 말이야.
그 때, 기회가 되서 마주칠 수 있다면 좋겠네. 후후.

항상 고마워.

무얼. 날 찾아주는 네게 더 감사하지.

요괴에게 감사하다고 하니 조금 그런가 싶지만, 아무렴... 얼굴보고 말하기엔... 부끄러우니까.

어라— 생각보다 부끄럼쟁이? 후후. 누구인지 찾아내면, 잔뜩 놀려주어야겠어.
괴롭히고 싶어지는걸.

맞아. 내가 꽤나 부끄럼쟁이라서 말이지. 누군지 찾아오면... 그래, 요괴의 장난에 어울려줄게. 찾을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아무튼 감사 인사는 빈말이 아니야~

나에게 이리 감사를 표하는 녀석은 몇 없는데 말이지…
어느정도 예상이 갈지도.
무어, 그래도 여기서 물어보는건 경우가 아니겠지.
마주치게 된다면, 티라도 내보아. 후후.

10년... 아니, 11년 전의 누에 씨는 말랑 콩떡이셨나요?

말…랑 콩떡? 무슨 은어야, 그건? 요즘 단어는 잘 몰라서. 미안해라.

무어, 10~11년 전에는 잔뜩 활기차고 사고도 자주치는 모습이었을거야.

현 게시물 숫자인 356209개를 여기 계셨던 4006일로 나누면 88.9188716925, 즉 하루에 89개씩 글을 쓰셨다는 건데... 이렇게 많이 쓰실 수 있으셨던 노하우가 있다면?

음… 요즘은 자주 못오곤 하지만.
예전엔 하루에 300~400개의 글을 쓰곤 했었어.
아마, 그 때는 인요가 정말 많았으니까. 대답하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많이 적었고… 그저 타임라인에서 떠드는 걸로 많이 작성한 것 같네.

굳이 노하우 라고 할 건 없겠지만.
아마… 지루해지지 않도록 같이 떠들 누군가를 만들 수 있도록 관계를 쌓는 정도 려나?

누에가 주운 내 지갑...

그런적 없는걸.
주웠다 하더라도 어딘가에 다시 던져두었을거야. 응.

다가가고 싶지만, 다가가기 힘들어.

편하게 말 걸어주어도 괜찮으니까.
무어, 멘션이든 DM이든 어느쪽이라도.

가볍게 티 내어준다면… 응, 더 눈치 채기 좋을지도.
그러니 편하게 와주렴.

하루에 300~ 400개.. 인요가 넘쳐나던 시절. 그땐 어땠어?

지금으로선 상상하기 힘들 정도의 소란이네.

그 때는 조용할 날이 없었어.
마찬가지로 조용한 시간대 조차 없었고.
언제나 둘러보면 다들 모여 잔뜩 떠들고 많은 인연들이 계속 이어지고 생겨났어.

음… 쉽게 예시를 들자면.
가벼운 퍼블릭 트윗에 대한 반응으로 멘션이 6~8개씩 달려서 다들 대답하다보면 하루에 300~400트윗은 금방 하는 그런 느낌이었네.

무어, 그 때 소란스러움도 지금의 여유로움도 전부 즐겁긴 하지만. 응.

그 때에는 확실히 더 북적이고, 활기가 넘쳤겠네.. 나는 지금도 북적인다고 생각하지만 말야.

이제 와서 다시 생각해본다면, 기억에 남는 녀석들이 있었을까?

음… 기억에 남는 녀석들이라. 무어 몇몇이 있긴 하지만. 내가 괴롭혀도 계속 옆에 붙어서 잘 따라준 녀석도 있었고. 하루 종일 떠들긴 하는데 특유의 매력이나 귀여움이 있어서 인기 많은 녀석도 있었지. 무엇보다, 지루하지 않게 매번 새로운 주제나 이야기를 내게 꺼내며 질리지 않는 대화를 자주 이어나간 녀석도 있었고… 사실, 자신만의 매력이 있는 녀석들은 어느정도 기억에 오래 남긴 하는 것 같아.

12년.. 절대로 긴 시간이 아닌데. 아직까지 남아있는 것만으로도 신기할 따름이야. 앞으로도 쭉ㅡ 있을 생각이니?

.. 아, 잘못 말했네. 긴 시간이 아니라 짧은 시간이라고 말 했던 거야. 이런.

그래, 앞으로도 계속 있어야지. 누군가 잠시 자리를 비우고 돌아왔다고 하더라도, 변하지 않고 그대로 반겨줄 수 있는… 그런 위치에 있고 싶으니까. 응.

.. 응원할게, 부디 그 모습을 옆옆에서 계속 지켜볼 수 있으면 좋겠담.

무어, 곁에 있겠다는 마음만 있다면야.
언제까지고. 응.

무언가 남기고 싶다고는 생각하는데... 마땅히 떠오르는 말이 없어. 지금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말이... 얼굴보고 말하기엔 좀 창피해서 직접은 말 못하겠지만..., 나를 아껴줘서 찾아줘서 고마워. 가장 하고 싶었던 말은 이거고... 음... 이제 슬 다시 얼굴보기 어려울 거라고 했었는데... 무리하지 마. 네가 무리할 거라곤 생각하진 않지만, 신경 쓰여. 절대로 걱정하는 건 아니니까 오해는 말고. 아무튼 나도 꽤 너를 자주 보고 싶은 마음이라, 그래서... 내가 누군지 딱히 밝히진 않겠지만... 누군지 알 것 같으면, 부르고 싶음 언제든 부르라고. 네 괴롭힘이든 뭐든 받아줄 테니까.

무어, 네가 전하고자 하는 말은 천천히 건네주어도 괜찮으니 편하게 와주렴. 나는 어디 가지 않을 생각이고 여기서 계속 기다리며 있을테니까. 확실히— 누구인지 특정 하기엔 힘들지만… 괜찮지 않을까 싶기도 해. 이렇게까지 내게 말해주는 누군가라면, 분명 만나게 되었을 때 알지 못하더라도 소중하게 여기고 있을테니. 고마운 부분이네. 응.

혹시 아직도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한 네 생각은 지금까지도 유효해? 아니면 여전히 한 순간의 즐거움이야?

어떤 형태인지에 따라 다르지 않을까 싶네.
그건, 내가 어찌 여기느냐도 중요하지만— 상대방의 행동도 중요하지 않겠니? 그러니, 결론은… 여러 형태라고 해둘까.

12년은 확실히 적은 시간이 아니잖아? 그동안 여러 인연들도 만나봤을 테고 말야. 그 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인요들이 있니?

확실히… 분명히도 그런 인요들이 존재하지. 좋은 기억으로 남아 그리운 인요도, 최악의 기억으로 남아 지우고 싶은 인요도 말이야. 후자는 최근에도 있었지만. 전자라면, 생각보다 꽤 있었고 말이야. 대부분이… 곁에서 같이 자주 이야기 나누어준 인요들이 기억에 크게 남지. 그렇다고 어떤일을 했고 누구인지는 말 하지 않을게. 어찌보면 누군가에겐 실례가 될지도 모르는 부분이니까. 응.

뭐랄까···,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전부 다 적으면 세네 번은 내려야 겨우 다 읽을 수 있는 양이 되거나, 내뱉는 말에서 내가 누군지 특정이 될 수 있으니 간단하게만 남겨두고 갈게.
12년동안 자리를 지켜주어 고마워. 다음 13년에도 네 옆에 있을 수 있도록 노력할게. 시간이 과연 허락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리고··· 궁금한 건~ 지금도 이상형이 그대로—? 아니면 조금 바뀌었으려나? 외형적인 부분이랑 성격부분에서 궁금해.

이상형 이랄게 특정 지어서 말할 만큼 내가 원하는 부분이 있었던가… … 싶긴 한데 말이야.
외형적인 부분은 거의 생각나는 게 없긴 하네. 선호하는 부분은 분명 있을테지만… 말하기 애매한 부분이지. 이런 부분은 모두에게 영향이 가니까. 성격이라면, 무어. 그냥 같이 있다보면 편해지는 그런 쪽이 좋아. 너무 감정적이거나… 속된 말로 텐션이 너무 높으면 내가 피곤하거든. 그냥, 무어… 정리하자면— 적당히 편하고, 둘러보면 옆에 있고, 거짓말을 안하며 약속은 꼭 지켜주는 부분이 좋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