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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llerForU

*당신을 꼬오옥.
그럼 내가 다정하게 안지 뭐.

*해골은 당신의 등을 가볍게 두들겨준다.

이대로 납치를...

되겠냐?

아, 보고싶었어요...

난 어디 안 가니까 걱정 마.

안아줘요! (○▽○)

흠? 싫어.

검정고양이 vs 얼룩고양이!!!

집 없는 고양이.

나랑 고양이 중에 골라봐.

야, 당연히 고양이지. 너 어디 아프냐?

강아지도 좋아해요?

왜...?
...
*...
넌 모든 동물을 사랑하냐?

안녕, 샌즈. 일어났어? 아니면, 깨어 있을까?

대답이 어떻든 상관없겠지. 네겐 자고 있으나 깨어 있으나 별 차이가 없을 테니까. 나도 비슷해. 이곳은 자각과 무자각의 영역이야. 꿈속에서 꿈인 걸 인지했으면서도, 꿈을 바꿀 수는 없고 흘러가는 그대로 따라가기만 한 때가 있지? 그런 상태거든. 여기서 어떤 계기가 주어지면, 수면 위로 부상할지도 몰라. 반대로 도로 가라앉을지도 모르고. 이런 이야기를 왜 하냐면... 누군가 들어줄 상대가 하나쯤은 필요하기 때문이야. 그런 사고 실험이라고 할까, 장난 같은 걸이 있지. 실존하지 않는 무언가를 생각하는 것으로 그 대상이 무로 돌아가지 않도록 생명을 부여하고, 계속 존재할 수 있게 하는... 하하, 이제 와서 날 생각하지 않기엔 늦었어.

와...우... 어떻게 그런 자그마한 머리에서 이런 말들이 튀어나오는 건지 궁금하네. 좋아, 내가 이 말을 요약해 볼게. 그러어니까아... 네가 꿈에서 물에 빠지는 도중에 꿈을 자각해서 자각몽을 시도해 보려다 실패해서 익사했다는 내용이지? 완벽하게 이해했어. 이런 얘기는 너희 부모님께 가서 하지. 어린아이가 자던 부모님께 안기면서 악몽을 꿨다고 징징거리는 것처럼 말이야... 됐어, 나한테 고민 상담을 요청한 이상 내가 해결해 줘야겠지? 원래 인생이란 게 그런 법이지. 생각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게 정상이야. 네 자각몽이 왜 실패했는지 아냐? 네가 수영을 해보겠다고 생각하는 동시에 어딘가에서 곧 죽을 거라는 생각을 하는 바람에 그런 쪽으로 사고가 흘러가는 거지. 영원히.
*음, 아마?
한 번 겉잡은 부정적인 생각은 사람을 깊게 파고들어. 아마 그런 걸 먹고 사는 놈이 있으면 꽤... 장수할 거야. 그럼, 꼬맹이가 악몽을 안 꿀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줄게. 정말 수많은 방법이 있는데, 가장 쉬운 한 가지 방법이 있어. 바로 일어나서, 주방으로 가, 칼을 꺼내, 자신의 가슴에 찔러. 오, 쉽지?
*...
방금 내가 시도해 봤는데, 네가 사라지지 않는 걸 보니 그렇게 쉬운 방법은 아닌 것 같네.

무의식에 자리 잡은 화농이란 그런 거니까. 얌전하게 가라 앉았다가도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면 꼭 도져서 존재감을 또렷하게 표하지. 나 스스로를 그런 화농이라 칭하는 건 다소 자존심 상하는 일이긴 해도, 네게 있어선 이것만 한 표현이 없을 거라 생각해. 사고의 한 구석을 차지한 얼룩. 지워지지도 않고, 도려낼 수도 없어. 언젠가는 크게 번져서 널 삼킬지도 몰라. 그럼 너는 다시 무대 위 인형으로 돌아갈 거야. 그 날이 기대되지 않아? 모든 책임감에서 벗어날 수 있는 날이. 내 이름을 불러. 그럼, 그 날이 더욱 가까워질 거야.

이야... 그래, 지워지지 않는 얼룩은 얼마든지 있어. 이 검은 액체부터가 잘 지워지지 않는다고. 이 와중에 너 같은 거대한 얼룩도 같이 살아야 한다니. 무대고 뭐고 관심 없어. 네 이름 따위 수천 번을 불러도 이딴 현실을 벗어나게 해주는 꿈 같은 건 없거든. 지금도 나름 인형의 삶 같고 괜찮아. 그냥, 그저 내 과거를 전부 버리고 아예 새롭게 생각한다면 말이야. 나쁘지 않아. 아, 네 이름을 생각해서 좋은 건 있었네. 책임감도, 죄책감도 사라지는 느낌이 있거든. 정확힌 원래 있는데 느끼지 않는 것뿐이겠지만. 그게 어디야. 그냥 내가 보이는 데로만 살면 돼. 내가 느끼고 만질 수 있는 것만이 진짜라고 생각하면서 살면 돼. 내가 느끼지도 않는 것들까지 생각하면서 살면 피곤하잖냐.
*...
...진짜, 그렇게만 하면 돼. 내가 만질 수 없는 것들도, 내가 느낄 수 없는 것들도, 전부 다.
*뇌가 깊게 웅크리는 기분이다. 아마, 뇌는 없겠지만.
*그 날이 점점 더 멀어지는 기분이야.

(●⩊●)

(U⩊●)

안녕, 샌즈. 좋은 밤이야.

손을 들어 네 얼굴을 조심스럽게 감싸봐. 그러면 느껴지겠지? 딱딱하면서도 부드럽고 차가운 기운이 맴도는 너 자신이. 그리고 그 표면 위에서 계속 흘러가며 떨어지는 따뜻하고 진득한 액체가. 이상야릇한 기분이 들지 않아? 아니면, 이미 익숙해져 버린 거야?
참 신기해. 시간이 지나면서 너는 달라졌어. 어찌 보면 당연한 말이지만 아예 다른 존재가 된 것 같다니까.

두서없이 이야기했네. 다시 본론으로.
주변 공기가 식어가는 걸 느끼면서도 온기는 우리의 볼을 타고 흐르지. 멈추지 않아. 찬기와 온기가 공존하는 거야. 재밌는 표현이야. 안 그래?
이런 양면성을 가진 존재인 우리는 뭘 할 수 있을까. 아니, 애초에 '우리'가 맞을까? 행동을 하는 것은 너인 걸까 나인 걸까.

현실을 직시해. 그러면 너는 네가 누구인지 알게 되겠지.

안녕, 샌즈. 좋은 밤 보내.

안녕, ‘좋은 밤’아.
나는 내가 누구인지도 알 필요도 없어. 확실한 건, 나는 샌즈가 아니니까. 다른 존재인 건 사실이지. 게다가 우리뿐만 아니라 저어기 어디 굴러다니는 고깃덩어리조차 양면성을 가지고 있을걸. 내가 이렇게 행동하든 저렇게 행동하든 난 그냥 원래 이치대로 살아갈 뿐이야. 한결같은 사람은 없어. 나는 언제나 변화하고 1초 전의 나는 지금의 나와 다르고 1초 후의 나는 또 달라질 텐데 계속해서 바뀌는 걸 뭐라고 정의하기도 좀 그렇지 않냐? ...아, 그래. 대충 내 눈물이랑 비슷한 거야. 이 검은 액체가 계속 흐르는 동안에도 오래된 눈물은 떨어지고 새 눈물이 다시 생겨나는 것처럼... 이 자리에 영원히 그대로 존재하는 건 없다는 얘기야. 대충 알겠어? 나는 지금의 나를 이해할 때쯤엔 그건 과거의 나를 이해한게 된다고. ... 그리고 내가 누구인지 알아서 뭐 하냐?

뽀뽀해도 돼?

할 수 있으면?

* 당신이 우편함에 방치해 둔 초콜릿이 사라졌다.

알아서 쓰레기가 처리되는 우편함이었나...?

*고양이가 당신의 우체통에 붙었다! ...고양이 모양 찹쌀떡도.

여긴

유기묘

보호소가

아니라고

*고양이는 해골의 손에 들려 안전하게 바닥에 안착했다...
*그리고 고양이 머리 위에 고양이 모양 찹쌀떡도 올려준다.

...왔다가 야옹거리는 소리가 들려서 거기에 껴서 야옹거리는중이야. 야옹야옹야옹.

*...
야옹야옹야옹

...지금 대체 뭐 하고 있는 거야?

야옹.

야옹야옹야옹야옹...야옹............

안녕, '좋은 밤'이야. 날씨가 꽤 추워졌어. 숨을 내쉬면 새하얀 구름이 생길 정도로. 입김 말야! 가끔은 숨을 쉬는 것도 나쁘지 않아. 단순히 입김만을 보기 위해서라도. 정말, 정말로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생각해. '살아있음'의 증표가 네 몸 하나하나에 스며드는 모습을 본다고 생각하니까, 아, 정말이지 웃음이 나와, 하하!
응, 좋은 밤 보내, 샌즈. 안부 인사가 잘 전달되었길 바라. 끊임없이 고뇌하길.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건 글쓴이의 덕목이니.
언제든 나를 불러, 나를 생각해. 내 이름을.

여기 우편함은... 참 고양이가 많네. 놀랐어.
음, 조용하길래 그냥 인사나 한번 하고 가려고. 별 일 없는거지? 그럭저럭 잘 있었으면 좋겠네. 아직까지는 날 까먹고 있지 않기를 바래.
뭐어... 만약에 나에 대해서 잊어버리더라도 어쩔 수 없겠지만, 적어도 내가 했던 조언만큼은 말이야.
뭐, 그럼... 할 말은 이게 다겠네. 나중에 보자고.